언어 알고리즘과 침묵의 정치: GPT는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
GPT는 왜 말하지 않는가: 생성하지 않는 언어, 무시되는 질문, 삭제된 담론 GPT는 하루에도 수억 건의 문장을 생성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GPT가 생성하는 말보다, 말하지 않는 말이 무엇인가다. GPT는 단지 응답을 하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 어휘, 시선, 문제에 대해 ‘발화할 수 없도록 설계’된 존재다. 이때 GPT는 기술적으로 ‘침묵’하지만, 그 침묵은 사회적으로 중립이 아닌, 정치적 선택이자 윤리적 구조가 된다. GPT는 기본적으로 ‘발화 허용 영역’을 사전에 정해놓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자살 방법, 폭력 조장, 인종 차별, 성 착취 관련 정보는 응답 자체를 차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안전성을 위한 조치이지만, 여기엔 ‘말할 수 없는 말’이라는 이중의 기..
AI에 내재된 문화적 편향 – GPT는 세계를 어떻게 재현하는가?
AI는 단지 언어를 흉내 내는가, 아니면 세계를 복제하는가 GPT는 세계의 모든 언어를 학습하는 것이 아니다. GPT는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현된 세계’를 학습한다. 즉, GPT가 학습하는 세계는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특정 사회·문화·권력 구조 아래에서 ‘서술된 세계’이며, 이 서술에는 언제나 누가 말하고, 누구를 대표하며, 어떤 맥락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필연적 편향이 존재한다. 여기서 GPT는 이미 문화적 필터링을 거친 세계의 모사자이자, 재편집자로 기능하게 된다. 예를 들어, GPT가 ‘가족’이라는 개념을 생성해 낼 때, 그것은 유교적 가족관계, 서구 핵가족, 아프리카 공동체 가족 등 다양한 모델을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영미권 중심의 이성애 핵가족 모..
GPT를 둘러싼 공공 피해 배상 제도 설계 – AI에 의한 손해의 사회적 해결 구조
AI가 만든 손해,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며 편의성과 생산성을 향상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형태의 직·간접적 피해 사례를 양산하고 있다. 개인의 명예훼손, 허위 정보 유포로 인한 여론 왜곡, 잘못된 의학 조언으로 인한 치료 지연, 법률 해석 오류로 인한 계약 분쟁, 교육 판단 오류로 인한 진로 결정 실패 등은 GPT가 직접 작성한 콘텐츠 또는 응답을 통해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체적 손해 유형들이다. 문제는 이런 피해가 실제로 벌어졌을 때, 책임 주체를 특정하기 어렵고, 배상 체계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GPT는 법적으로 ‘비의도적 언어 생성 시스템’으로 분류되며, 스스로 법적 주체가 아니다. 플랫폼 제공자(OpenAI, Google..
의료, 법률, 교육 분야에서 GPT의 응답 책임 범위
GPT는 조언자인가, 의사결정자인가? GPT는 스스로 ‘정보 제공 도구’ 또는 ‘보조 시스템’임을 명시하지만, 현실에서는 사용자 다수가 이를 실질적인 의사결정 보조 수단 또는 권위 있는 조언자로 받아들인다. 특히 의료, 법률, 교육과 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며 인간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주는 분야에서는, GPT의 한 문장이 치료 방향을 바꾸고, 법적 대응을 결정하며, 학생의 진로를 결정하는 의사결정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이때 GPT의 응답 오류가 실제 피해로 이어질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현재 GPT는 기술적으로 ‘예측 기반 텍스트 생성 모델’로 규정되며, 법적으로는 사용자 입력에 따라 결과를 반환하는 비의도적 알고리즘 시스템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 구조는 GPT가 전문가의 말투를 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