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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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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와 우주탐사의 미래: 불가능을 계산하는 기술 양자컴퓨터는 전통적 컴퓨터가 풀 수 없는 계산을 가능케 하며, 우주 탐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진다. 양자 알고리즘은 궤도 계산, 행성 탐색, 우주 통신, 생명 탐지, 항법 시스템 등에서 혁신을 일으키며, 불가능을 계산하는 기술로 인류의 미래를 다시 그릴 것이다. 본 글은 양자컴퓨팅이 어떻게 우주탐사의 한계를 돌파하고, 과학·기술·윤리적 맥락에서 어떤 도전을 마주하는지 심층적으로 고찰한다.1. 양자컴퓨터의 기본 원리와 기존 컴퓨팅의 한계1-1.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본질적 차이 현대의 디지털 컴퓨터는 0과 1이라는 이진수에 기반하여 연산을 수행한다. 즉, 모든 정보는 비트(bit)라는 최소 단위로 표현된다. 그러나 우주 탐사와 같이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계산이 요구되는 영역..
극저온 저장 기술과 우주선 내 생명유지 시스템 인류의 우주 생존과 극저온 저장의 필연성 21세기 우주개발 경쟁은 단순한 탐사 단계를 넘어, 인류의 지속적인 거주 가능성을 모색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아폴로 계획이 인류를 달에 단기간 체류시킨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화성, 목성의 위성, 심지어 외태양계까지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 우주여행(long-duration spaceflight)을 전제로 한 기술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기술적 장벽 중 하나는 ‘생명 유지’와 ‘자원 보존’이다.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서 장기간 인류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우주선 생명유지 시스템(life support system)의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생명유지 시스템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장기 임무 수행에 필요..
AI가 발견하는 외계행성: 머신러닝 천문학의 현주소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전통 천문학이 놓친 미세한 외계행성 신호를 포착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천문학의 새로운 도구를 넘어, 인간 탐사 능력의 확장을 이끄는 지성으로 작동 중이다. 천체물리학, 데이터 과학, 계산천문학이 융합하는 이 지점에서 외계 생명체 탐색의 패러다임도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 본 글은 외계행성 탐사에서 AI가 수행하는 역할, 사용되는 기술, 실제 성과, 한계점과 미래 전망까지 심층적으로 고찰한다. 외계행성 탐색의 역사와 한계: 천문학의 전통적 방식 인류는 오랫동안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탐구해 왔고, 이 과정에서 외계행성 탐색은 핵심적인 연구 분야로 부상했다. 1995년, 최초의 외계행성인 51 Pegasi b가 발견되기 전까지, 천문학자들은 행성 탐사의 대부분을 이론적 모델에..
우주 끝의 물리학: 열적 죽음과 대붕괴 이론 비교 우주의 종말 시나리오 서론: 열적 죽음과 대붕괴, 두 극단의 미래 우주는 시작점을 가졌듯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끝을 맞이한다. 현대 우주론은 관측 데이터와 이론적 추론을 통해 우주의 장기적 운명을 예측하는 다양한 모델을 제시해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종말 시나리오는 ‘열적 죽음(Heat Death, 또는 빅 프리즈)’과 ‘대붕괴(Big Crunch)’이다. 열적 죽음은 우주가 무한히 팽창하면서 점차 에너지 밀도가 낮아져 모든 별이 꺼지고, 온도가 절대영도에 근접하며, 어떤 형태의 복잡한 구조도 유지될 수 없는 상태로 향한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대붕괴는 현재의 팽창이 일정 시점에서 멈춘 뒤, 중력의 지배로 우주가 다시 수축하며 모든 은하, 별, 입자가 한 점으로 압축되는 상황을 가정한..
국제우주정거장(ISS) 이후의 후속 플랫폼 경쟁 ISS 퇴역 이후의 전지구적 우주 플랫폼 전환기: 인류의 다음 무대는 어디인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은 1998년부터 현재까지 25년 넘게 지구 저궤도에서 인간의 지속적 존재를 유지한 유일한 다국적 우주 플랫폼이다. 이 구조물은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캐나다 등 다자간 협력 체제를 기반으로, 인간의 우주 생존 가능성, 장기 체류의 생리학적 영향, 미세 중력 조건에서의 실험 등 다양한 목적을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ISS는 노후화된 하드웨어, 반복되는 소형 기계 결함, 증가하는 운영비, 지구정치적 긴장, 그리고 NASA를 포함한 주요 우주 기관들의 전략적 전환 등의 복합 요인으로 인해 2030년 전후의 운영 종료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곡점에서 우리는 단순히 기존 정거장의 ‘후..
우주에서의 데이터 주권: 통신위성의 글로벌 규제 논쟁 21세기 우주는 더 이상 단순한 과학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곧 데이터의 지리 없는 영토, 통신의 무중력 전장, 그리고 주권의 탈경계화가 펼쳐지는 첨예한 국제 정치의 무대가 되었다. 스타링크(Starlink)를 필두로 한 저궤도 위성 통신망의 확산은 인터넷 접근성을 혁신하는 동시에, '누가 하늘을 소유하는가', '누가 우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제하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이는 국가 주권 개념의 재정의, 민간기업의 초국가적 권력화, 국제 규범의 불균형한 편재성과 직결되며, 우주에서의 데이터 주권 문제는 단순한 기술 이슈를 넘어 새로운 ‘디지털 지정학’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데이터 주권의 지상 개념에서 우주적 확장으로 국가 주권의 전통적 개념은 영토, 국민, 통치권이라는 삼..
퀘이사와 초은하단: 초기 우주의 거대한 불꽃들 우주의 가장 밝은 불꽃, 가장 거대한 구조: 퀘이사와 초은하단의 세계 과학자들은 우주의 심연을 관측할수록 시간의 기원을 들여다보게 된다. 천문학은 수십억 광년 떨어진 빛을 탐색함으로써 과거의 장면을 포착한다. 이 관측의 끝자락에서, 인류는 두 가지 극단적 현상을 마주했다. 하나는 빅뱅 이후 수십억 년 전의 시공간에서 폭발적으로 밝은 빛을 내뿜는 퀘이사이며, 다른 하나는 수천 개 은하가 중력적으로 결합된 우주의 거대 구조, 초은하단이다. 퀘이사는 단일 천체로는 가장 밝은 에너지원이며, 초은하단은 구조적으로 가장 크고 느리게 진화하는 존재이다. 이 두 존재는 서로 반대의 특성을 가지지만, 초기 우주에 존재한 ‘대격변의 흔적’이라는 점에서는 놀라운 공통성을 가진다. 퀘이사와 초은하단은 단지 관측의 대상이 아..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 우리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우주의 실체를 묻다: 암흑의 문제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현대 우주론은 인류가 관측 가능한 우주를 넘어서, 관측되지 않는 것을 추론해야만 하는 과학의 새로운 형태로 진입했다. 우리가 망원경으로 바라보는 별과 은하, 성운과 블랙홀은 우주의 단지 5%에 해당하며, 나머지 95%는 눈에 보이지 않고 오직 중력적 간접 징후로만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이른바 ‘암흑 구성 요소’로 채워져 있다. 이 중 약 27%는 암흑물질(Dark Matter), 나머지 68%는 암흑에너지(Dark Energy)로 분류된다. 과학은 현재 이들 실체에 대해 아무것도 확정적으로 알지 못하며, 따라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의 대표적 사례로 학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암흑물질의 개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