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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년들의 새로운 고민: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

서울 청년들의 새로운 고민: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

결혼, 점점 멀어지는 선택지?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 최근 한 토크 콘서트 현장에서 유튜버 해리포터(본명 윤규상·38)가 이렇게 말하자, 현장에 모인 20~40대 청년들이 크게 호응했습니다. 이 자리는 스타트업 트러스가 운영하는 서울모닝커피클럽(SMCC)의 토크 콘서트로, 결혼과 연애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윤 씨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은 기혼자들로 채워지고, 그만큼 새로운 이성을 만날 기회가 줄어든다. 동시에 사회적 경험이 쌓이면서 선택 기준은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외모나 경제력은 충분히 갖췄지만 현실적인 연애 기회를 잃어가는 사람들을 ‘연애 취약계층’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운 시대

  행사장에서는 즉석에서 1대1 미니 소개팅도 진행됐습니다. “아침 식사 뭐 하셨어요?” 같은 소소한 대화가 오갔지만, 윤 씨는 “대화를 한 걸음 더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며 장소 제안이나 공통 관심사를 활용한 대화 팁을 전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40대 직장인 김지열 씨는 “사회 경험이 쌓일수록 조건과 가치관이 복잡해진다”며 “결혼정보회사나 데이팅앱에서는 오히려 조건을 따지다 보니 진짜 사람을 만나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경제적 조건을 갖춰도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런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가 만든 ‘나는 솔로’?

  이런 현실은 서울시가 최근 시행한 미혼남녀 만남 프로그램 결과에서도 드러납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말부터 세 차례에 걸쳐 100명 규모의 만남 행사를 개최했는데,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길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사람과 연결되는 시대지만, 정작 현실에서 진심 어린 만남을 만들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난 것이죠. 참가자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85% 이상을 차지했으며, 가장 큰 만족 요인은 “다양한 이성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만 불만족 요인으로는 “대화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공공 소개팅’에 대한 엇갈린 시선

  일각에서는 “소개팅이 공공행사로 치러질 일인가”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서울시의 미혼남녀 프로그램은 매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년들의 실제 수요가 크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참석자의 89.4%는 ‘결혼 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단순한 소개팅을 넘어, 결혼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이죠.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혼인 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정책적 지원, 코로나19 이후 지연된 결혼의 회복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며, 오는 9월과 11월에도 미혼남녀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시판 '나는솔로' 후기
서울시판 '나는 솔로' 후기 (자료출처: 머니투데이)


왜 만남의 장이 필요한가?

  연애와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현실에서는 만남의 기회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이나 직장 초기에는 자연스러운 만남이 비교적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네트워크가 좁아지고, 조건과 가치관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프롬프트처럼 누군가가 만남의 기회를 ‘설계’해주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단순히 ‘누구를 만나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만남을 만들 수 있느냐’가 청년 세대의 큰 과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청년들의 고민은 단순히 ‘결혼을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만남 자체가 없다”는 현실적 장벽이 가장 크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이제는 단순히 조건을 맞추는 시스템을 넘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